화옹방조제에 막혀 물길을 잃은 운평리 갯펄은 맨땅이 되었다
사실 맨땅이 되려면 아직 몇 년은 더 묵혀야 한다.
해마다 모내기를 하지만 모는 밑자라 무릎높이도 되지못한다.
추수하지 않는 모들은 선 채로 겨울을 맞고 선 채로 말라간다.
(차마 그 사진은 올릴 수가 없다)
제자리를 못찾는 유기체는 아마도 인간 뿐이리라
자신의 자리를 몰라 허둥대며
널뛰는 감정으로 괴로운 고등생명체들...
갈 길을 몰라 자폐하는 청년들이
비싼 수업료를 내면서학교로 모이고
몇 년이 흐른 뒤에도 그들은
시간을 끌어안고 쩔쩔매다가 제각기 흩어진다.
내가 무엇인지에 대해
내 자리가 어디인가에 대해
무지한 것이 아니라 무기력한 것이라고 한다면
몹시 비겁한 일이다.
누가 자신의 자리를 먼저 알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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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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