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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223

형태의 멸절 형태가 재료라는 물리적 기층에 깃든다고 생각하는 것은의심의 여지가 없는 법칙이었다재료가 가진 물리적 '존재'로부터 형태는 분리하여 상상할 수 없다.형태가 물질과 에너지와는상관없는 순수한 사유의 세계에 있는 것이라면 형태는 디자이너가 바라는대로순순히 응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종이든 플라스틱이든, 심지어 강철까지도기하학적 드로잉의 파편들로 환원되어다시금 기하학적 형태로 재조립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것을 다르다고 인식할뿐만 아니라완전히 동일하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형태는 멸종했는지도 모른다 2011. 3. 21.
내것이 아닌 것들은 사무치지 산다는 것은 어째서내가 아닌 것들만 사무치는 걸까젊디젊어서 내가 새것일 땐뭇세상에 선명한제목한 줄 던져놓고 싶었지 어설피 지어낸게 아니라근사하게 잉태해서 낳아놓고 싶었지 염소처럼 놀랄 일도, 병아리처럼 울 일도 그닥 없이산다는 것에 익숙 할 부처님같은 화두 하나 품고 살기를내가 새것일 땐 간절히 열망했었지그러나 더 이상 새것이 아닌 지금도근사한 제목은 커녕 남이 쓰는낱말 하나도 주워오지도 못했네어쩌면 산다는 것은영영 부적응인 것인지도 몰라오늘 같은 날이면 문득아무 곳도아닌 곳에서 누구도아닌 익명이 되고싶어거기서는 어쩐지토 하나 달지 않고살 수 있을것만 같거든 다시 새것일 수 있어서정말 그럴 수 있을것만 같거든 ------------------------- 2011. 2. 22.
새들의 저녁 -----------------------------왕송저수지 2011. 2. 15.
권태 낡은 눈낡은 귀낡은 혀그렇다고 생각하기도 권태롭구나 ----------------------------살아 남는 것들의 정체 2011. 2. 15.
오후 5시 --------------------------- 2011. 2. 6.
이것은 괴로움인가 기쁨인가 1. 내 그처럼 아껴 가까이 가기를 두려워했던어린 나무들이 얼어 쓰러졌을 때 나는 그들을뽑으러 나갔노라. 그날 하늘에선 갑자기 눈이그쳐 머리 위론 이상히 희고 환한 구름들이달려가고, 갑자기 오는 망서림, 허나 뒤를 돌아보고 싶지 않은 목, 오 들을 이 없는 告白.나는 갔었다, 그 후에도 몇번인가 그 어린 나무들의 자리로.그러던 어느날 누가 내 젊음에서 날 부르는소리를 들었노라. 나즉히 나즉히 아직 취하지않은 술집에서 불러내는 소리를.날 부르는 者여, 어지러운 꿈마다 희부연한빛 속에서 만나는 者여, 나와 씨름할 때가 되었는가. 네 나를 꼭 이겨야겠거든 信號를 하여다오. 눈물 담긴 얼굴을 보여다오. 내 조용히 쓰러져 주마.2.갑자기 많은 눈이 내려 잘 걸을 수 없는날나는 너를 부르리그리고 닫힌 문 밖에오래 .. 2011. 1. 27.
이뻤던 시절 이쁜 것은 한 시절 사랑을 믿을 때는 이쁘다 사랑을하고서야 목숨을 안다 목숨을 담보하는 사랑 사랑이 정의라는 것도 사랑을 해보고야 안다 사랑 없이 산다는것은목숨 없이사는 비극 신의 탄생도 사랑 다음나는그 다음 쯤 될까 사랑이 아니면 차라리 죽음! 사랑해서 이뻤던 한 시절그립다----------------국립광릉수목원 2011. 1. 18.
신화의 주인 우리 모두는자신의 신화를 가졌고그 신화의 주인공들이다.그러나 신화는 과거에 쓰여졌거나미래에 완성된다.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신화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우리 모두가 신화의 주인공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맹서와 서약은불안의 징표약속은 부질없고다짐은 나약하다모든신화는 단지정체성 그 자체이다.남의 옷 그만 입고---------------------------내 옷을 입을것 2010.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