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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조류

남쪽의 멋쟁이

by signifiant 2011. 2. 24.

휘이~ 휘이~ 가느다란 휘파람소리는

바람에 묻힐만큼 작다

그래도 방향은 가늠할 수 있다.

저 사철나무 울타리

작다고 해서 소심하지도 않다.

오히려 드러내고 싶어하는 태거리가 분명하다.

은근슬근 다가서는 나를 봤을텐데도

세련된여유를 부린다.


그래, 너희는 그래도 될 만하다.

무어 감출게 있을라구.

생면부지의사철나무 주인장과 인사까지 터놓고도

숨는건 외려 내쪽이다.

햇볕과 마주한 한 자 두께의 울타리

그 엉성한 뒷편에 이런 고요가 있다니!

마른 땅을 골라앉는 동안에도

이놈들은 나보다 대범하다


무언가비현실적인 편안함.

성찬 앞에서는 임계도 모호해질 수 있나보다.

"툭 툭" 사철의 꽃덩이를 따는 소리

카메라는 그걸 잡아주질 못한다.


성찬이 벌어지는사철나무 그늘 뒷편에선

겨울이 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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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봉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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