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 9일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기름띠는 퍼질만큼 퍼져서 가혹한 피해를 남겼습니다.
오늘 현장에 다시 다녀왔습니다.
한국야생조류협회에는 사고 직후부터지금까지 조류구호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사고현장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며 살펴보았지만
오늘은 남쪽인 안면도 쪽으로 이동하면서 돌아 보았습니다.
지난 주에 비해 냄새도 약해졌고해안도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이곳은 만리포 남쪽의 또 다른 해안입니다.
현지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해안의 바위에 묻은 기름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새까맣던 기름층 대신 엷은 기름막이 떠 있는 수준입니다.
두 줄로 마주 앉아 이 분들이 하시는 작업은....
자갈에 묻은 기름을 일일히 헌 옷가지로 닦아내는 것인데 해안을 따라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태의 자갈들을 손으로 닦아내는 것입니다.추위와 궂은 날씨에 얼마나 수고가 많으신지...
곁을 지나가기가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지난 주의 '검은파도'에 비하면 아주 많이 다르다고 할 만합니다.
만조때의 기름띠 자욱이 선명하게 보이지만 역시 지난 주보다는 덜해보입니다.
오늘 유일하게 구조된 '아비'입니다. 해안에는 새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보다 더 안보인다고 해도 될 겁니다.
이 녀석은 이미 오래전에 오염되어 기름이 굳은 상태였으며 이 때문에 오랫동안 먹이활동을 하지 못하였는지
기진한 상태로 해안에서 잡혔습니다. 동행 했었던 다른 한 분과 함께
즉시 인근의 천리포해안에 설치된 구호소로 이송하였으며
잘 구호되어서 무사할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안면도의 '드르니'항구입니다.입구에 오일펜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약간 더 아래쪽에서는 주민들이 제2의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들어 설치하는 것으로 보였는데
한쪽 끝을 어선에 매달아 설치구역을 만들고 있습니다.
바다위의 사정과는 상관 없이 서쪽 하늘에 빛내림이 찬란했지만
새들은 태안앞바다를 피해 오염이 되지 않은 안면도쪽으로 내려와 있는 상태이며
여기서 많은 수의 오염된 갈매기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가운데의 앉아있는새들이 오염된 갈매기들로 추정되며 쌍안경 등으로 관찰 한 바로는
매우 심각한 상태의 개체가 상당 수 보였습니다.
혹시나 탈진했거나 죽은 새가 있을까 싶어 접근 해봤지만 다행히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염된 녀석들을 구조하지 않는 한 오래지 않아 비극을 맞을 것입니다.
심각한 상태의 흰뺨오리도 보았지만 구조할 수 없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함께 했었던 분들의 고민은
오염된 새들을 포획할 장비도 방법도 없어서 구조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결과가 뻔한데도 지켜 볼 수 밖에 없다는 것...
갈매기들을 관찰하던 둑위에서 발견된 산탄총 탄피입니다.
이것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라고 해야겠군요.
* 현지에서활동하시는 한국야생조류협회 원원님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오늘 추운 날씨에도 새벽부터함께 하신 demain님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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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 안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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