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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조류

태안 앞바다...에 대한 소고

by signifiant 2007. 12. 10.

지난 12월7일에 발생한 태안 만리포 앞바다의 유조선 충돌로 인한

원유누출사고 현장을 몇 분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생업의 현장인 바다와 해안이 파괴되어버린 어민들의 침통함을

제가 백만분의 일이라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만...

피해를 당한 새들의 사체라도 수거하고아직 살아 있는 새들이 있다면

한 마리라도 구호를 하고자 함이었습니다.

이 외에 다른 의견을 달지 않았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만리포남쪽의 모항에서 바라 본 그 유조선입니다.

사고발생 48시간여만인 오늘 아침에서야 구멍난 선체를 막았다고 합니다.



모항의 선착장에 흘러들어 온 기름을 어민들이 제거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다니는 동안 기름냄새가 너무나 강하고 역해서 현기증이 나고 속이 메스껍습니다.



기름을 제거하는 장비들입니다. 장비라고 하기엔 민망하지만 어디나 이와 비슷했습니다.

보도되는 바에 따르면 육지(해안)의 기름제거는 손으로 하는 방법 외에 달리 수가 없다시피 하답니다.



오늘만 6000여명의 사람들이 기름제거 작업에 나섰고 선박106척에 항공기들도 동원되었다고 하는데

가는 곳마다 분주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거 한(걷어 낸)기름을 통에 모아서 더 큰 임시 저장소로 옮깁니다.

모래에 구덩이를 넓직하게 파고 비닐로 덮은 후 모아두기도 했으며 탱크로리 차량들도 보였습니다.



검은빛의 껄쭉한 기름파도가 해안으로 밀려드는 모습입니다.

사람이 많다고는 하지만 제가 보기에도 역부족입니다.




이미 죽어서 발견된 '뿔논병아리'입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만리포에서 신두리에 이르는 해안들을 살폈지만 새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제도 죽거나 오염된 새들이 있었다고 하지만 개체수가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고: http://kwbs.or.kr/main.jsp?bbsnum=00302&btype=view&seq=00003310900&ddiv=99&pageCursor=0&view=1

구조된 새들은 신두리 해안에 임시로 마련된 구호소로 이송되었는데

동물병원을 운영하시는 서산의 '시몬피터'님과 몇 분이 구호를 하셨습니다.

저희가 구조한 조류는 뿔논병아리와 괭이갈매기를 각각 1마리와

구조는 못하고 조사만 한조류는 6마리 정도입니다.

접근 할 수 없어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지요.

(나중에 들었는데또 다른 뿔논병아리는 살릴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백리포해안입니다. 이미 이곳에도 어찌 해볼 수 없을만큼 엄청난 양의 기름이 덮였습니다.



오후에 밀물과 함께 들어오는 기름덩이...





냄새보다 더 끔찍한 기름이 해안을 덮습니다.



눈에 보이는 기름을 제거하는데 몇 개월이 걸린다고 하지만 오염된 해안이 복구 되려면 몇 년이 걸릴지 모릅니다.

모래와 뻘밑의 생명들도 해를 입을 것이고 이런 결과가 해안의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아픕니다.



검은색으로 덮여버린 이 해변에는 앞으로 몇 년간 찾는 사람들이 없을 것입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에 기대어 사는 현지민들은 생업을 잃은거나 같겠지요.



집에 돌아 온지 몇 시간이나 지났는데도 속이 메스껍고머리도 띵합니다.

방제작업을 직접 하신 분들이나 현지에 살고계시는 분들의 고통이 어떠할지...



서해안의 해수는 백령도 인근에서 중국쪽으로 돌아 순환을 하는데

서산쪽의'가로림만' 양식장(서해안 최대규모로 서산쪽 어민들 90%이상이의존하는)도 이미 기름이 들어 왔고

경기도까지기름띠가 확산 될 수 있어서 피해가 얼마나 될지는 상상하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아래쪽의 천수만도 안전하지 않다는 보도입니다.



신두리 해안입니다. 해양생태계보전지역이며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된신두리 해안사구는 보기에도 처참합니다.

해안에서 가까운 두웅습지와 이곳에 사는 희귀동식물들도 영향을 받겠지요.



방제작업중인 해양경찰청의 선박입니다. 뿌려대는 것은 '유화제'라고 불리는 것인데

떠 있는 기름을 가라앉히는 기능을 한다고 합니다. 가라앉은 기름이 바다속을 오염시킬것이라는

지적도 있다지만 기름유출사고 때마다 보는 익숙한 그림이 되었습니다.



아침에 현장으로 갈 때 함께 했던 분들과 '끔찍한 각오'했었는데 새들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새가 없는 것이 좋기는 이번이 처음이군요.

아직도 진행중인 재앙이라 얼마나 규모가 커질지도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이 재앙의 진행을 멈추게 하는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겠지요.

**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고난에 처한 현지 주민들께 심심한 위로를 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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