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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

낡아가는 순수

by signifiant 2010. 9. 22.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잊는 것은 아니야.

머리가 기억못하는 것들은 몸이 기억해주기도 하거든

그걸 보여줄 수 없어서 미안했다.

나 역시미증유의애송이,

빈 채로 낡아가는 자리(席)인걸.

부재(不在)함은 망각할 수 있어도

남아있는 것들에겐 부재함의 자국까지 있지

그래서남겨진다는 것은 쓸쓸한 것이지

하지만 괜찮아.

이제는 괜찮아도 되.

남겨진 것들은부재함의 재현인 거니까.

부재의 자리에서 낡아가는 순수,

그걸그리워 해줘서고마웠다.

그리고, 참 많이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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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rinit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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